바이러스학1에서 언급한 대로 바이러스는 세포 내에서만 증식한다. 그렇기에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기능(cellular machinery)을 최대한 이용하여 자신의 유전자를 발현하며 게놈을 복제하게 된다. 이처럼 숙주세포의 기능을 활용하기 위하여 바이러스는 다양하고 섬세한 메커니즘 진화를 통해 습득했다.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진입하여 게놈을 증식하는 과정을 감염주기(infection cycle)라고 한다. 감염주기를 크게 7단계로 나눌 수 있으며, 이번에는 1단계만을 먼저 언급할 것이다.
*바이러스의 감염주기: 부착->진입->탈피->유전자 발현 및 복제->입자 조립->방출->성숙
>1단계 부착.
바이러스의 감염의 첫 단계는 부착과정인데, 이때 세포질 막에 위치한 두 종류의 분자가 작용한다. 즉, 수용체(receptor)와 부착인자(attachment factor)이다. 부착인자는 단순히 바이러스 입자에 붙어서 세포 표면에 바이러스 입자를 모아주는 역할만 하지만, 수용체는 입자에 붙은 후 입자의 세포 내 진입을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이 부착과정은 대다수 바이러스 감염의 세포 굴성(바이러스 감염의 세포 특이성)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HIV의 경우 수용체인 CD4 분자를 발현하는 CD4 양성 T 림프구 세포를 감염한다. 지질막이 없는 비 외피 형 바이러스는 캡시드가 직접 세포질막의 수용체와 결합하게 된다. 외피형 바이러스의 경우 이 외피에 지질 성분 이외에 바이러스가 코드 하는 당단백질(envelope glycoprotein)을 갖는다. 이 당단백질이 세포 표면의 수용체를 인식하게 된다. 최근 주요 동물 바이러스의 수용체가 대부분 규명되었는데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첫째, 수용체에 작용하는 바이러스 분자는 바이러스의 구조 단백질이지만 그와 작용하는 수용체의 본성은 매우 다양하다. 당단백질로부터 탄수화물 지질도 포함되어 있다. 둘째, 이들 바이러스 수용체는 class I HLA와 같이 이미 그 기능이 알려진 분자들이 대부분이다. 즉, 이들 분자는 숙주세포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다시 말하면, 각 세포의 중요 기능을 하는 세포막 단백질을 바이러스가 수용체로 이용하는 것이다. 셋째, 상당수의 수용체는 면역글로불린 가계에 속한다는 것이다. 넷째, 일부 바이러스는 수용체뿐 아니라 공 수용체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HIV는 CD4 분자를 수용체로 이용하지만 효과적인 세포 진입에 chemokine receptor인 CXCR4 혹은 CCR5 분자를 공수용체로 필요로 한다. 바이러스가 감염할 수 있는 숙주세포의 범위는 그 바이러스가 인식하는 수용체의 존재여부가 결정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사이알릭산 잔기를 수용체로 인식한다. 소포체와 골지체를 통하여 당 수식화되어 발현되는 세포막의 모든 당단백질은 사이알리삭 잔기가 있으므로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거의 모든 세포를 감염할 수 있다. 반면, B 림프구에만 감염하는 엡스타인-비 바이러스는 B 림프구에 존재하는 CD21 분자를 수용체로 인식하여 B 림프구를 감염한다. 즉, 수용체는 바이러스의 세포 굴성 및 숙주범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한편, 수용체에 결합하는 바이러스 단백질은 입자 표면의 구조 단백질이다. 외피형 바이러스의 경우, 외피에 위치한 당단백질이 수용체에 결합한다. 예를 들어,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경우, 외피 당단백질인 HA이 수용체인 사이알릭산 잔기에 결합한다. 반면, 비 외피 형 바이러스의 경우 캡시드 단백질이 직접 수용체에 결합한다. 예를 들어, 아데노바이러스의 경우 입자의 fiber 단백질이 수용체인 CAR 분자에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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